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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적멸보궁 정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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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가 좁으면 들어 설 자리도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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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암사 작성일11-07-19 14:33 조회11,7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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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가 좁으면 들어 설 자리도 좁다.

자기의 생각이나 의견을 고집하지 말라.

고집은 좁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음이 넓으면 세상을 다 안아들이고도 남음이 있지만

마음이 좁으면 바늘 끝도 안들어간다.

그러기에 항상 나를 낮추고 상대를 공경함으로써

세상을 다 안아들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곧 불법에 귀의하는 것이요

자유인이 되는 과정인 것이다.

겸손하고 또 겸손하라. 내 마음이 넉넉하면

그 향기가 상대의 마음을 녹이게 된다.

항상 마음의 고개를 숙여라.

그런 마음이야말로 이 세상을 덮고도 남음이 있다.

주는 마음이 먼저다. 받고자하는 마음이 앞서면

상대는 문을 열지 않는다. 문을 열기는 커녕 경계하는 마음이 된다.

고로 받으려거든 먼저 주어라.

주어야 받는다.

주는 마음은 열린 마음이다.

내가 무엇을 준다는 행위 이전의 열린 마음이다.

내 것을 고집하지 않고 남의 것을 받아 들이는 것

그의 말을 들어주고 그의 마음을 받아 주는 것,

그것이 주는 마음이다.

무엇인가를 애써 주려고 하지 않아도 열린 마음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냥 열린 마음으로 있어라.

가만히 있어도 열린 마음이면 그건 주는 마음이다.

나를 낮추는 것은 열린 마음의 시작이다.

나를 낮추고 또 낮춰 저 평지와 같은 마음이 되면

거기엔 더 이상 울타리가 없다. 벽도 없고 담장도 없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고 누구하고라도 너나들이를 할 수 있다.

울타리가 없으니 거칠 게 없다.

넓디 넓은 들판엔 수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고

뭇 짐승들이 와서 머물고 머물다가는 떠난다.

거기엔 아무런 시비도 남지 않는다. 갈등도 없다.

장애도 없다.

들판 위로 부는 바람엔 소리도 없다.

세운 게 없고 선 게 없으니 거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고로 주는 마음은 열린 마음이요

열린 마음은 자유로운 마음이다.

울타리가 좁으면 들어 설 자리도 좁다.

좁은 공간에 쌓아두면 얼마나 쌓겠는가.

많이 쌓고 싶으면 울타리를 넓게 쳐라.

더 많이 쌓고 싶으면 아예 울타리를 허물어라.

넓은 들판엔 아무리 많은 양을 쌓아놓아도 여전히 빈 자리가 남는다.

그런데 더 많이 갖기를 원하면서

반대로 울타리를 더 좁게 더 굳게 치려한다면

얼마나 어리석고 모순된 일인가. 많이 갖고 싶거든 넓게 쳐라.

더 많이 갖고 싶거든 아예 울타리를 허물어 버려라.

세상에서 높다고 하는 것은 진정으로 높은 게 아니다.

그걸 높다고 하면 나의 착각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더 높은 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진정으로 높은 것은 어떤 것일까.

높이 세우지 않은 것이 가장 높다.

왜냐하면, 세상에 제 아무리 높은 것이라도

세우지 않은 것과 높이를 다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공이 가장 높다.

아무 것도 세운 게 없기에 가장 높다.

가장 강한 것은 열린 마음이다.

아무것도 지킬 게 없는 마음,

누구와도 맞서지 않는 마음이 가장 강하다.

무심과 겨룰 수 있는 것은 없다.

무심은 작정한 바가 없으므로 아무도 맞설 수 없고

아무도 꺽을 수 없다. 허공을 어떻게 꺽을 수 있는가.

허공과 어떻게 겨룰 수 있는가.

높이 오를 수록 낮아져야 한다.

많이 가질수록 가난해져야 한다.

목에 힘을 빼고 어깨에 힘을 빼라.

마음으로 나를 낮추고 마음을 열어라.

오를 때는 내려가는 이치를 생각하고 내려갈 때는

그것이 본래의 길임을 잊지 말라.

오르면 내려가야 하고 내려간 것은 오르게 되어있다.

그것이 세상의 겉모습이다.

거기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려면 마음을 열고,

마음을 비우고 작정하기를 멈춰라.

세우는 마음, 지키려는 마음을 과감히 포기하라.

그러면 모든 것을 얻는다.

저 광활한 들판이 다투지 않듯이 일체의 다툼이 없어질 것이고

그리되면 모두가 나와 더불어 사랑하고 나누고 같이 먹으려 할 것이다.

거기 자유인의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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